⭐ REVIEW
거대한 스피커에서 뿜어져 나오는 묵직한 중저음이 아스팔트를 타고 흐른다. 홍대의 주말 밤은 마치 폭발하기 직전의 은하수처럼 다양한 빛깔의 열기로 가득 차 있다. 좁은 보도블록을 꽉 채운 수많은 사람의 어깨는 부딪히고 흩어지며 저마다의 목적지를 향해 분주히 움직인다. 소음과 웃음소리, 알 수 없는 노래 가사들이 한데 뒤섞여 허공으로 날아갈 때, 나는 차가운 공기를 들이마시며 이 거대한 젊음의 소용돌이 한가운데 우두커니 멈춰 선다.
이 소란스러운 열기 아래에는 언제나 깊은 밤의 외로움과 공허함이 도사리고 있다. 누군가는 사랑을 찾고, 누군가는 잊고 싶었던 하루를 지우기 위해 깜빡이는 간판 아래로 몸을 숨긴다. 밤거리를 하염없이 걷던 중 문득 스쳐 간 생각들이 하나로 뭉쳐졌고, 지나가는 젊은이들의 발걸음 속에서 홍대 유흥 꿀팁 같은 파편적인 말들이 아련하게 공명하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단지 밤을 허비하기 위한 요령이 아니라, 이 복잡하고 차가운 도시 속에서 서로의 온기를 나누고 잠시나마 소외감을 지우기 위해 방황하는 영혼들이 고안해낸 작은 소통 방식일지도 모르겠다는 쓸쓸한 추측이 들었다.
"가장 시끄러운 거리에서 우리는 가장 조용하게 침묵한다. 밤이 건네는 차가운 위로와 붉게 타오르는 조명들."
축제가 끝나면 언제나 그렇듯 쓸쓸한 쓰레기들과 차가운 미풍만이 거리에 남는다. 내일이면 모두가 본래의 차가운 일상으로 돌아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각자의 가면을 쓸 것이기에, 이 밤의 기억은 한층 더 슬프고 애틋하게 느껴진다. 새벽녘 어스름한 불빛을 받으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오늘 적은 이 밤의 단상들에 t3b04-hd-night-tip 이라는 나만의 조그만 기호를 얹어둔다. 사라질 청춘의 잔상을 붙잡기 위해 오늘 밤의 기록을 조용히 끝맺는다.
나눈 생각들
소란스러움 속에서 오히려 느끼는 조용한 사색이 정말 절절하게 느껴집니다. 홍대의 화려한 불빛 이면의 쓸쓸함이 너무나 아릅답게 표현되었네요.
★ ★ ★ ★ ★
차가운 공기를 마시며 우두커니 멈춰 섰다는 구절이 가슴에 깊이 와닿습니다. 현대 도시인들이 겪는 고독을 잘 짚어주셨어요.
★ ★ ★ ★ ☆
글의 문체가 매우 서정적이어서 차분하게 읽었습니다. 홍대 밤골목의 온기와 외로움이 동시에 묻어나는 명품 수필이네요.
★ ★ ★ ★ ★